신이 나에게 주신 선물일까?

최수아통합발달센터 최수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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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선물 '아픈 손가락'이 존재한다
세상과 단절되고 남들과 다른 행동으로 정상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지, 수많은 물음 속에서 아이와 부모는 지쳐간다. 이유를 찾으려고 해도 신은 보란 듯이 침묵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너에게 아픈 손가락은 선물이란다.” 이 선물은 바로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다.
대한민국에는 많은 발달장애 아이들이 있다. 비록 일반인과 소통의 방법이 다르지만, 발달장애 아이들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한발 한발 느린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신이 주신 선물은 색다른 가족의 스토리를 안겨준다. 절망과 희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수없이 많은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 넓은 마음을 말한다. 부모에게는 가혹한 형벌과 같은 느낌을 받지만, 이들에게 온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이에게만 주는 신의 선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느린 걸음을 내딛고 있는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치료할 수 있는 마음의 치료사, 최수아 통합발달센터의 최수아 원장이다. 최 원장은 현재 경기도 화성시에서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 치료해주며 새로운 생활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선물해주고 있다. 

'둘째 아이가 아픈 손가락이에요'

발달장애아의 희망을 전하는 최수아 원장, 늘 밝은 얼굴로 기쁨의 에너지를 전하지만 밝은 모습 뒷면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순간과 세상 밖으로 용기가 필요한 때가 있었다. 바로 자신의 둘째 아들이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 생각지 못한 둘째 아이의 병에 최 원장은 절망의 시간을 보냈다. 발달장애라는 충격적인 진단명!!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될까?’ ‘이제는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나에게 죄가 커서 그런가?’ ‘이 아이와 어떻게 살아가야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주위 선배 엄마들에게 물어봐도 “절대 치료할 수 없는 병이고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병이다. 하늘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라.”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정말 그들의 말처럼 아이를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눈물과 분노로 지낸 시간을 회상하며 지금은 자유로운 최 원장에 미소에 해답이 있는 것 같았다.
최 원장은 둘째 아들에게 무엇을 발견하였을까? 무엇 때문에 지금의 최 원장이 발달장애 아이를 치료하는 마법의 지팡이를 가지게 된 것일까? 최 원장 어느 한 날을 이야기했다. "평소처럼 둘째 아들이 방 안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어요. 원래는 그런 행동을 하면 바로 제지하고 통제했었는데, 그날따라 아들이 얼마나 도는지 한번 보고 싶었어요. 정말 오랜 시간을 돌면서 있기에 엉뚱하게 이번에는 제가 한번 같이 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같이 방을 빙글빙글 돌았죠. 얼마 되지 않아 저는 어지럽고 지쳐서 소파에 누워서 눈을 잠시 감았는데요. 내 얼굴 앞에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느껴서 눈을 떠보니 우리 아들이 저를 보고 있는 거였어요. 한 번도 엄마를 찾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았던 내 아들이 처음으로 저를 본 거예요. 너무 놀라서 아들에게 ‘엄마를 쳐다봤네!’ 하고 말을 했더니 다시 방에 가서 빙글빙글 돌았어요."

최 원장은 평상시와 다른 아이의 반응에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겼다. ‘내 아들이 나를 알아보는구나, 엄마라는 존재를 알고 있구나! 그런데 왜 엄마를 부르지도 않고 엄마를 찾지도 않고 그럴까?’ 그때 최 원장이 깨닫게 된 것은 아들에 병에 대한 이해 부족과 공감하지 못한 상황이 먼저 떠올랐다. 아들의 행동에 제지와 통제만 했을 뿐 아들과 교감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생각해보니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때부터 최 원장은 아들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하늘은 최 원장의 간절함을 받아들였는지 발달장애 공부를 통해서 새로운 시선으로 아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이내 가장 중요한 말, 발화 치료를 통해서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찾게 되었다.

“당시를 생각하면 아이의 아픔을 보기보단 이 일을 감당해야 하는 저만을 생각했었죠. 돌이켜보니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었죠. 저는 전문가에게만 의존했을 뿐, 내 아이와 직접 소통하기 위한 교감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들은 말로 표현하기를 원합니다. 말을 통해서 자신의 욕구를 분출하고 싶어 하지요. 우리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반복적인 행동들이 알고 보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행동입니다. 그 표현을 말로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아이는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최 원장은 아이들이 말로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최 원장의 둘째 아들은 사회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앞에 두고 있을 만큼 ‘최수아 통합발달센터’의 치료 수업은 발달장애 아이에게는 희망의 노래가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걸어야 한다
최 원장은 센터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부모 또한 과거의 최 원장처럼 치료를 센터 몫으로만 생각한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센터에서의 치료 수업만큼이나 가정 내에서 이뤄져야 할 몫이 분명 존재한다. 

“아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센터가 아닌 가정입니다. 센터에선 고작 몇 시간 치료 수업을 받고 돌아가지만, 가정에선 일상을 보내요.. 사실은 이 일상시간들이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아이와 교감하고 소통하며 말 발화 훈련과 행동 수정에 대한 여러 가지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이죠. 하지만 아직도 센터 교육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일상생활에서 아이와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아이가 진정 표현의 자유와 행동 발달로 변화를 원한다면 교육받는 아이의 몫도 아닌, 센터의 몫도 아닌 부모와 함께 걸어야 하는 서로의 책임인 것이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활동과 외부활동 금지가 계속해서 진행되었어요. 집밖에서 하던 일들이 한순간에 멈추고 집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죠. 누군가에는 불만의 소리가 될 수 있지만,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며 아이는 부모를 부모는 아이를 발견하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죠. 생각을 바꿔보면 지금은 일보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특히 발달장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학교, 유치원, 센터에 가지 못하는 것을 불안해 하지 말고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것보다는 순간에 작은 활동을 같이하면서 성장의 기회로 아동의 발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시간일 것 같습니다.
치료 수업도 가정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에 큰 중요한 메시지가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이 치료 수업이 센터를 의존하기보다는 가정에서도 병행한다면 성장에 속도가 더 빨라지며 그것만큼 영향이 큰 치료는 없습니다. 정말 아이를 생각하고 난 성장을 바란다면 부모의 생각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장애를 가지고있는 아이들은 따뜻한 사회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최 원장은 장애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요구했다. “과거와 다르게 국민들의 인식이 조금의 변화는 했지만, 아직도 장애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렵습니다. 사회가 장애아이들을 받아들이고 함께 극복하기 위한 배려가 있다면 현재보다 많은 장애아이가 세상에 나와 당당하게 생활 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 시대를 꿈꾸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로가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면 우리 사회는 한 단계 성숙한 사회와 정신으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외로움 싸움에서 서로가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사회에 퍼진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국가의 모습과 시민 정신으로 올라설 것이다. 우리의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 아픈 별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중심에 최수아 통합발달센터가 존재하길 피플투데이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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